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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노트

공부하는 인간

by 빙글빙글미어캣 2020. 11. 16.

* 출처 : KBS 명작다큐, 공부하는 인간 - 오래된 욕망
(youtu.be/cnzP-zSKuXw)

 

요새 끊었던(?)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위의 다큐가 유튜브 추천 영상에 뜨길래 보게 되었는데 한국, 중국, 인도, 이스라엘(유태인)의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는지 하버드의 4명이 학생들이 위의 나라들 중 공부열이 가장 치열한 지역을 방문해서 학생들이 왜 공부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너무 슬프게도 한국의 (대치동의) 학생들은 이미 잘알고 있는 것처럼 타인에 의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12살짜리 어린 친구들이 10시에 하교길의 학원버스에 앉아 있는데 하나같이 안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공부를 못하면 친구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놀아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동생이 대치동 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전형적인 공부에 목매는 엄마와 정말 힘들게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하는 아들 딸들의 이야기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관찰자로서 저런 풍경을 보고 있지만 이것이 너무나 일반적인 이야기라서 회사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을때 과연 내가 만약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른다면 나도 저렇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과거의 나는 무조건 남들이 뭐라건 너무 경쟁심을 유발하는 곳에는 보내지 말아야지, 아이가 행복하면 된거지라고 말해왔지만 지금은 그것이 마냥 천진난만한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12살 짜리 아이들은 엄마가 시켜서도 있지만 친구가 놀아주지 않는 것, 멍청한 아이로 취급받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초등학생을 둔 엄마가 된 내 친구는 애를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친구들과 멀어지고 관계가 끊겨서 어쩔수 없이 보낸다고 했다. 

 

반면에 마지막 부분의 캘리포니아에 사는 8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위의 내용과 정말 대조적이다. 

이것이 꼭 미국은 이렇다 동양권은 이렇다고 일반화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다. 이 부부는 늙어서 꼭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이루고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공부하는 것 자체가 좋고, 그것이 가장 행복한 부부생활이 되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한다. 할머니는 지금 불어배우기를 시작했다. 

되도록이면 내가 지금하는 뒤늦어 보이는 공부가 이 노부부의 모습을 닮았으면 한다. 나에게 공부가 꼭 성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여도 되는것은 이미 내가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어른이 되었기 때문인걸까? 그렇다면 나이가 드는게 꽤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평소 남편이랑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 어제는 레미제라블을 보고서 빅토르위고가 어째서 이런 대작을 쓸수 있었는지 뒷조사(?)를 하고 서로 감명깊었던 장면과 해석이 다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유대인처럼 토론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코로나가 끝나면 뉴욕 브로드웨이에 가서 레미제라블 뮤지컬을 봐야하니까 넷플릭스에 있는 뮤지컬 버전을 보면서 영어공부를 하자! 

그래서 이걸 통역없이 완전하게 느끼는거야!로 결론이 났다. 

내게 저 영상에 나온 학생들만큼의 열정은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재미만큼 공부를 계속하게 만드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계속 재미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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