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4. 23:55
내일 기온은 영하 4도 라던데
다시 검색해보니 영상 2도다. 그래도 꽤 낮은 기온.
회사를 나서며 바깥 공기를 마시는데 겨울냄새가 제법 그럴싸하다.
게다가 엄청난 추위. 이를 아드드 떨며 집에 가는 길에
작년 겨울을 떠올리며 잠깐 추억에 잠겼다.
작년 겨울에 나는 무엇을 했나.
좋은 회사를 찾고 뭘먹고 살아야하지 하는 고민에
늦가을을 타고 있었더랬다.
회사를 그만두고 좋은 회사를 찾아다니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수정하고를 여러번. 그러던중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하려 갔던 회사에서
채용이 되어서 여태껏 머물고 있다.
그때는 이 회사를 이렇게 오래 다닐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운명이라는 것은 참으로 아리쏭하다.
회사를 다니고 싶어서, 일을 어서 빨리 하고 싶어서
학생때도 돈벌기에 열중하던 내가
그땐 왜그렇게 일에 목매였나, 좀 늦게 시작해도 좋지 않았나?
지금은 필요없어져버린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더 아리쏭한건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는 고민을 한다는 거다.
입사 2년차인 편집자인 선배도 뭐해먹고 살지 하는 고민을 하고,
입사 1년차인 나도 똑같은 고민을 한다.
디자인팀 팀장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신것으로 보아
나도 내년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이 쓸데없고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것도 안다.
고민하지 말라며 나를 위로해주는 이의 말처럼
정말 쓸데 없는 고민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내 모든 공력을 쏟아부어 쓸데없는 고민에 빠져보는 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먼훗날 정말 아 그때 쓸데없는 고민을 했구나
하고 느껴도, 결국 그 시간들은, 공력을 들인 고민들의 도움을 받은 순간들일테니까...
사족으로, 요즘에 내가 가장 고민하는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고민 best 3
1. 나는 뭐해먹고 사나, 그림을 좀더 그리고 싶다 / 답변: 그리면 된다.
2. 손쉬운 다이어트 비법과 건강과 장수의 비결 / 답변: 아버지를 본받아 운동을 하자.
3. 돈이 많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 답변: 남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돈을 열심히 벌자.
4. 자연과 가까이에서 살수 있는법 / 답변: 반쪽님과 합의하에 나이먹고 그리하기로 했다.
자 이정도가 되겠다.
정말 쓸데없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하는 고민같다.
답은 이미 나와있다.
가만보면 그냥 게을러진 내가 잔머리만 굴리고 있구나라는 답변으로 함축된다.
그래서 저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항상 머리를 굴리고 있다.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은 차차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왠지 고민만 하다가 1년이라는 시간이 간것 같지만
1년 더 보낸 만큼
얻은 소중한 것들도 많다.
나는 이것들을 잃지 않도록 또다른 고민들과
그에 상응하는 행동들을 보여주어야 할것이다.
쓸데있게 디테일한 내가 되어보자: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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